아침 기온 4도
온몸을 얻어맞은 것처럼 쑤신다.
2주간 혼자 일하게 되면서 무리를 한 것 같다.
지난 2주를 복기해 보니 무리하지 않고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왜냐하면 잠들기 전부터 아침 운동은 하지 말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후 늦게부터 조짐이 안 좋더니
결국 저녁에 먹은 내용물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머릿속에서는 몸도 안 좋은데 무슨 운동이냐며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나가면 안 되는 수만 가지 이유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침 운동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데 안 하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몸이 안 좋은데 완벽하게 하루도 안 빼놓고 인증을 하겠다고 나가는 것도 좋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서 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가짜가 아닌 진짜를 골라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
올바른 선택을 연습해 볼 수 있는 기회.
말은 그럴듯해도 뭐 별거 없다.
뇌가 보내는 위험 신호는 걸러내고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된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나갈지 말지를 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안 나가기로 결정하면 아침에 컨디션이 돌아와도 안 나갈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결정을 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도 계속 반복해 봐야
나중엔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하게 될 것을 알기에
내겐 너무 좋은 연습 기회라고 생각했다.
상황에 맞게
별거 없다고는 했지만 그 의미까지 가벼운 건 아니었다.
오늘 아침에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하고 실천하는지가
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내가 하는 것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이 할 확률도 높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갈 수 있는 상태인데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날 잡아먹게 놔두는 게 싫었다.
나갈 수 없는 상태인데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완벽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것도 싫었다.
정답을 정해놓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몸상태부터 가볍게 살펴봤다.
어떤 생각들이 떠오르는지.
몸 상태가 어떤지.
명상을 하듯 눈을 감고 천천히 생각에 잠겼다.
일단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밤새 뒤척여서 잠도 잘 못 잔 데다
몸도 안 좋은데 꼭 나갔다 와서 인증을 해야 하나 싶었다.
인증 자체에 너무 신경 쓰는 것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게 확실했다.
미열은 있지만, 목이 붓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기침도 없었다.
삭신이 쑤시는 게 온몸을 얻어맞은 것 같았다.
단순 근육통이 아닐까 생각했다.
타이레놀도 살 겸 가볍게 산책 정도는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그다음부터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몸이 움직였다.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을 했다.
새소리도 듣고,
새싹들 돋아나는 것도 보고,
물 흐르는 소리도 듣고,
가볍게 스트레칭도 하고.
벚꽃이 제법 피기 시작해서 참 예뻤다.
약기운이 도는지 피곤함이 밀려온다.
아까는 온몸이 쑤셔서 더 자고 싶어도 잠들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제 좀 더 잘 수 있을 것 같다.
몸도 마음도 한 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나갔다 오길 잘한 것 같다.
'지난 이야기들 > 미라클 모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과 죽음, 그 사이 (0) | 2023.04.03 |
---|---|
죽음의 그림자는 소리 없이 다가온다 (0) | 2023.04.02 |
생각의 굴레 (0) | 2023.03.31 |
어떤 일이든 때가 있는 법이다. (0) | 2023.03.30 |
개운한 기상 (0) | 2023.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