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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멍뭉!/서평

집중력 상실의 시대 / 도둑맞은 집중력

by 김멍뭉씨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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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였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독버섯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말하듯,

[이 책은 흔한 자기 개발서가 아니다.]

마치 영화 '곡성'처럼,

저자는 분명 에필로그에서 밝혔음에도

나는 무엇에 현혹되었는지

제목과 목차를 보고

우리의 집중력이 어떻게 도둑맞게 되었고,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저자는 이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다 밝혔음에도 말이다.

마치 독버섯을 먹고 환각을 보듯이...

 

 

위기가 아닌 상실

우리의 집중력은 위기가 아니라

이미 상실되었다.

책을 읽으며 절실히 느낀 것은

우리의 집중력을 되찾기란

상상 이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내가 자각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 하게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저자가 니르 이얄(초집중의 저자)을 싫어하는 것도 이해는 되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고 옆에 두는 것만으로도 주의력을 상실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명쾌한 해답이라는 게 있을까?

이미 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는데 말이다.

 

 

연민과 메스꺼움

책에서 소개하는 식단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나 강한 인상을 주었다.

어느 날 할머니는 항복하고 나를 몇 시간 떨어진 도시의 맥도널드로 데려갔다.
그리고 내 빅맥과 감자튀김만 주문해 내가 먹는 모습을 연민과 메스꺼움이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한참 뒤에 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은 한 노숙인이 리우 카지노 뒤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구더기가 들끓는 썩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 표정이
그날 취리히의 맥도널드에서 나를 바라보던 할머니의 표정과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 도둑맞은 집중력 / p.310 -

이 부분이 내게는 정말 큰 충격과 함께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저자와, 노숙인과, 우리가 과연 무엇이 다른가?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크 푸드를 먹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연민메스꺼움이 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끊기란 정말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되찾기 어렵다고 마냥 버려두면 안 된다.

방해금지모드와 비행기모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스스로 실천하기 어렵다면 이런 곳도 있다.

자청님 카페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욕망의 북카페는

매장 내에서 휴대폰과 노트북 사용이 불가능하다.

 

욕망의 북카페 : 네이버 통합검색

'욕망의 북카페'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search.naver.com

 

네이버의 소개 글만 보아도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욕망의북카페 소개글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고

그냥 옆에 두기만 해도

우리는 무의식 중에 집중력을 빼앗긴다.

한번 생각해 보자.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고 뭔가를 한 적이 있는지를.

평소 이 부분에 대한 인지가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 색다른 경험을 될 것이다.

 

 

환각 또는 환상

곡성에서 그랬듯

우리가 집중력을 도둑맞는다면

어쩌면 환각을 일으키는 독버섯을 먹고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허상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그런 상태로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마치 영화 매트릭스처럼 말이다.

식당에도, 카페에도,

친구와, 연인과, 가족이 모인 어느 곳에서도

스마트폰에 시선을 빼앗긴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는 것이 쉬워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잘못된 문제 인식은 잘못된 해결책으로 연결되고 잘못된 결과로 이어진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잘못됨을 인식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본능대로 뛰어놀지 못하고 집에 감금된 것과 다름없는 아이들,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약을 처방받은 반려동물과 가축들,

 

모든 문제해결의 시작은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책이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B. F. 스키너의 비둘기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깨어나야 한다.

 

아..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기업들은 우리를 위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p.s.

책을 읽은 후에 한참이 지나서야 쓰는 서평이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책을 읽으면서가 아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하게,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내게는 정말로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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