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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는 멍뭉!/서평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 호기심 / 코드 브레이커

by 김멍뭉씨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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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브레이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로 갖게 된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우연한 계기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책을 만난 것도

그저 우연이었다.

그 시작을 보려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최근의 사건을 보면

씽큐온을 통해 읽게 된 게놈 오디세이 덕분이다.

잘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여서인지 몰라도

서평을 다시 읽어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재밌게 읽었다는 기억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날도 우연이었다.

우연히 서점에 들러 둘러보았고

우연히 이 책과 마주쳤다.

처음 코드 브레이커를 봤을 때 떠오른 건

'게놈 오디세이', '유전자 편집 기술'이라는 키워드 두 개와

그리고 재밌었다는 기억뿐이었다.

관심분야가 아니었기에

평소라면 내가 이 책을 읽는 일이 있었을까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이미 결재는 끝나 있었다.

서점에서 발견하고 신이나서 직접 찍은 사진

 

우연을 가장한 필연

서평을 쓰다 보니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이 이 기술을 갖게 된 것도

우연으로 시작했지만

어쩌면 필연일지도 모른다.

이 필연일지 모르는 우연의 시작은 호기심이다.

그 호기심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들여다보게 했고,

제니퍼 다우드나에게까지 이어져

어쩌면 과거의 사람들에게 마법으로 보일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되었다.

이런 대단한 기술을 발견하는데

음식에 대해 열정 많은 요구르트 회사의 직원의 호기심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저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과장으로 치부했을지 모른다.

 

선의의 경쟁자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전체 이야기는 호기심과 의문이 가득했다.

특허와 관련된 경쟁에서는

그냥 열심히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윤리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나라면 유전적 결함을 알고서도,

그것을 고칠 수 있음에도 그냥 놔둘 수 있었을까 싶었다.

그러면서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다양성을

인간 스스로 파괴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주제를 연구하는 다른 연구자들은

경쟁자이면서 성장의 발판이 되는 동료이기도 했다.

서로 간의 갈등도 있었지만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그들의 모습은 선의의 경쟁자인 동시에 동료였다.

이런 모습이 현실 세계에서,

그것도 최고의 석학들 사이에서 볼 수 있다니.

 

이 모든 생각들이 전에는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생각들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화려한 마무리

전자책으로 구매해서 책 겉표지를 본 건

서점에서 본 이후에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다우드나와 샤르팡티에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읽을 땐

그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입이 쩍 벌어졌다.

한 분야의 최고 권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니.

내 생에 관심이라곤 1도 없는 분야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더 어려서 진로를 결정할 시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도 이쪽으로 진로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고.

그만큼 게놈 오디세이코드 브레이커는 내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This is the page where Leonardo lists his questions and draws possible configuration of woodpecker’s tongue.

특히 마지막에 저자의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딱따구리의 혀 묘사하기'라는 메모 이야기는

나의 호기심에 대한 벽을 박살 내주었다.

머릿속이 무언가로부터 해방되는 기분이다.

오늘의 이 경험이 내 삶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설레는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어디에서 얼마를 주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독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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