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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멍뭉!/이런 저런 생각들

기회는 항상 준비 없이 찾아온다.

by 김멍뭉씨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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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이해한다고 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는 말들은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전혀 모르는 것과 같다.

오늘의 제목처럼

'기회는 항상 준비 없이 찾아온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정확히 뜻은 이해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제대로 몰랐다.

기회가 왔을 때 단번에 알아보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지나서야 그때가 기회였음을 아는 사람도 있고,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게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나의 삶도 그랬다.

수많은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을 것이다.

몇 번 정도는 기회였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에 겪은 일도 그렇다.

'언젠가 그런 날 오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뭐라도 이룬 것이 있겠지?'

정말 막연한 생각은 있었다.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해오신 분들은 알 것이다.

'막연히'는 '하지 않겠다'는 말과 동의어라는 것을.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막연하고 구제척이지 않았지만

그런 날이 오는 상상도 해보고

그 자리에 선 모습도 상상했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단번에 알아차렸다.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걸.

 

 

기회는 항상 준비 없이 찾아온다.

그랬다.

머리로는 너무나도 당연히 알고 있던 이 사실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목소리는 가라앉고,

자세는 흐트러지고,

말을 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

긴장을 해서 온몸에 힘이 들어가 삭신이 쑤셨다.

위장이 콕콕 쑤시며 쓰려오는 것이 스트레스 때문이었겠지만

애써 외면하며 꼬르륵 거리는 빈속을 탓했다.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지만

무슨 얘기를 하려고 온 건지,

무슨 얘기를 했는지,

당시를 떠올리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다.

당시의 난 정말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그때가 바로 기회다.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했다.

난 이미 알고 있었다.

3월 11일이 내 삶의 작은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임을.

그 작은 변화가 꾸준함과 시간이 결합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이

스스로를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나는 그날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

  1.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일정이 타이트해서 수면이 부족한 것도 한몫했겠지만
    간단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머릿속의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그것을 입으로 내뱉는 과정은
    상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중노동에 가까웠다
    마치 온몸에 과부하가 걸린 듯
    한참 동안 머리가 지끈 꺼렸고
    온몸이 열기가 식지 않았다.
  2. 평소에 일상적으로 하는 생각과 행동과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물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했다면 좀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꼭 준비된 자리가 아니어도
    어디에서건 우리가 하는 생각과 행동과 말이
    거의 대부분 습관적으로 나온다.
    왜냐면 무엇이든 평소에 늘 하던 익숙한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날도 그랬다.
    무슨 말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인지하지 못한 채 입으로 나온 것 같다.
  3. 내 것으로 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아웃풋 위주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
    독서하고 실천하며 머리만이 아닌 몸과 마음으로 다 같이 느끼며 알아가는 것까진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을 글로, 말로, 행동으로, 꺼내는 연습이 되어있지 않으면
    정작 꺼내려고 할 때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꺼내려고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몸에 배어 내 것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는 것도 그래서다.
    이렇게 내 머리와 마음의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으면
    막상 꺼내려고 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것을 실천할 뿐이다.
  4.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겸손을 떨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해 온 것이 이제는 당연하게 되어버려서 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과거엔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을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성공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얘기할 때 이런 말이 나온다.
    성공한 사람들은 빠르게 결정하고 그 결정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느리게 결정하고 그 결정을 빠르게 바꾼다.
    나는 후자에 속했다.
    결정이 늦어 시작하는데 오래 걸리고,
    그렇게 어렵게 시작해도 금세 바꾸기가 일쑤였다.
    그러니 뭔가를 꾸준히 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과거의 실패들이 있었기에
    지금에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 것을 타인에게 들었을 때,
    너무나도 감사했고 스스로가 대견했다.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던 것 같다.

항상, 아니 평생을 시작하지 못하는 나였다.

이제는 무엇이든 '그냥'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았다.

그래서 못다 한 얘기를 블로그에 정리하고 싶었다.

 

당장 시작해야 할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허무맹랑한 근거 없는 이야기들부터

과학적인 이론으로 무장한 이야기들까지...

그런 거 다 제쳐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마도 두려울 것이다.

그렇게 힘든 것들을 어떻게 매일 해내지?

물론 내가 매일 하는 것들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

세상엔 정말 괴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이 날 때부터 그런 건 아니었을 것이다.

감히 상상도 안 가는 노력의 시간이 쌓였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겁을 먹는다.

그래서 시작을 못한다.

영어에 한해서 생각해 보자.

영어를 잘하려면 결국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그걸 생각하면 막막하다.

나도 그랬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하고 싶은 거 참아가며 해봐야 하루에 한두 시간 시간 내는 것도 쉽지가 않다.

환경이 어렵다면 그 시간마저 현저히 떨어진다.

80년생인 나는 42살이 되어서야 독서를 시작했다.

43살이 되어서야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평생을 시작도 제대로 못했고

시작하기가 무섭게 그 결정을 바꿔왔다.

최근에야 뭔가 꾸준히 하는 것을 알게 되고 돌아보니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후회되는 건 그거 하나다.

잘하고 못하고 생각하지 말고

많이 하든 적게 하든

그냥 하면 되는 거였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도 없다.

그저 이제 막 시작하게 되었을 뿐이다.

작은 것들을 꾸준히 쌓아가는 맛이 무엇인지를 이제 막 알게 되었다는 것뿐이다.

길을 찾고,

방법을 찾고,

다 이해하고 나서 시작할 필요가 전혀 없다.

직접 해봐야지만 아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조금 못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주고

천천히 한 걸음식 내디뎌 보자.

서둘러서 되는 일은 없다.

 

 

정리하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너무 읽고 싶었던 책들도 선물 받았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값진 시간이었다.

막연했던 바람이 이루어지니 참 신기하다.

그래서 이번엔 막연한 바람이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2년 후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땐 내가 직접 연락을 하기로 결정했다.

러프 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대략적인 정리도 했다.

아직은 밑그림도 그리기 전에 선 하나 그어놓은 정도지만

2년간 하나씩 채워갈 생각을 하니 미소가 지어진다.

너무 늦어서 아쉽지만

더 늦지 않아 다행이다.

쉬운 일 같지만 해보면 어렵다.
못할 것 같지만 시작하면 다된다.
쉽다고 너무 쉽게 보지 말고, 어렵다고 보고만 있지 말아야 한다.
쉽게 보이는 일도 신중히 하고 곤란한 일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질 때
매사에 성공할 수 있다.
 
 - 채근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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