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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묵처묵 멍뭉!

닭곰탕 - 망원시장 (feat. 츠키젠)

by 김멍뭉씨 2021.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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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어

어떤 걸 먹어야 하지?라는 생각에 아주아주(?) 조금은 들떠 있었다.

집에서도 가깝기도 했고

모처럼 돈가스가 먹고 싶어

지난번에 올렸던 돈가스 맛집,

츠키젠에 가기로 했다!!

도대체 얼마만인가!!!

주문은 고사하고 아직 가지도 않고

상상만 했는데도 기분이 좋다.

 

처음 왔을때 찍지 못했던 가게 입구

오랜만에 몸을 풀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걸어가는 발걸음에 신이 났다.

도착할 무렵엔

이미 점심시간이 좀 지나기도 했고

비가 제법 쏟아지기 시작해서인지

거리에도 가게에도 사람이 적었다.

한참을(?) 고민하고 상 로스카츠 1인분을 시켰다.

2인분도, 고기 추가도 아니고 1인분만...

상로스카츠 1인분

오랜만에 맛보는 식감과 풍미는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2인분 시킬걸 그랬나..., 고기추가를 할걸 그랬나...

늦게라도 더 추가하면 되는데

애써 조금 부족하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위로하며

참 맛있게 먹었다.

블로그에 올릴 생각으로 갔던 건 아니어서 사진이 별로 없다.

 

그렇게 고기 추가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를 나서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기온이 떨어지니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니

언제 갔었는지 기억도 안나는 맛집이 생각이 나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장소는 망원시장.

그만큼 좋아하면서도 자주 오지 못해서인지

방금 뭘 먹었는지 기억도 못할 지경이었다.

급기야 이게 다 고기추가를 하지 않아서라고 변명하기에 이르렀다.

 

가게 전경

드디어 도착!!!

이 기분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맑은 고기육수를 참 좋아하는데

그런 음식 중 하나인 닭곰탕을 좋아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만큼 자주 먹지는 못하는 음식이 바로 닭곰탕이다.

한마디로 맛있게 하는 집이 많이 않다.

여기는 시장에 왔다가 허기를 달래려고

우연히 들어갔다가 나만의 맛집이 되었다.

 

닭곰탕에 들어갈 고기를 손질하시는 사장님

사진을 보고 알았다.

포장도 된다!!!

이런 집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와줘야 하는데... ㅠㅠ

 

내부전경 - 1

음식 소개를 보면

투박하지만 진솔함이 느껴진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한다.

화려하게 시선을 사로잡지는 못하지만

투박해도 진심이 전해지는 그런 말.

 

내부전경 - 2

나는 방송 탔다고 해서 혹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심스럽다.

하지만 이 집은 방송을 안 탔으면 좋겠는데...(사장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한번 방영된 적이 있나 보다.

언제 방송됐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방송의 영향력이 지금만큼 크지 않을 때였나 보다.

아니면 닭곰탕이라는 메뉴가 그리 인기가 많지 않은 메뉴이거나...

하긴 이곳에 올 때마다 보는 손님들을 봐도

커플이나 젊은 연령대의 사람보다는

연세가 어느 정도 있으시고

맛집 탐방보다는 허기를 달래는 모습이 느껴진다.

젊은 사람들이 와도 나처럼(?) 혼자 오거나 하는 것 같다.

아니면 한참 바쁠 때에 오지 않아서 내가 못 본 것일 수도 있겠다.

이렇게 혼자 여유롭게 다닐 때면

일부러는 아니지만 손님이 가득한 식사 시간대보다

식사시간이 살짝 지나 잠시 숨 고르는 그런 시간대를 선호한다.

이때도 갔을 때 손님 두 분이 조용히 식사를 하고 계셨다.

 

내부전경 - 3

아 사진 올리니까 또 먹고 싶다...

보통도 양이 적당하지만

양이 좀 많은 분은 특으로 주문하자.

고기가 듬뿍 들어있다!

 

내부전경 - 4

자! 오늘의 하이라이트!

"닭 껍질 넣어주세요오~~~~"

아.. 지금 사진을 올리면서 생각이 드는 건데

종이 상태와 글씨 색으로 보아

붙여진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매번 올 때마다 닭 껍질 추가는 하지 않았다.

원래 없었는데 최근에 붙인 건지...

원래 있었는데 내가 못 본 건지...

전자이길 바랬지만 아무렴 어떠랴...

기분 좋게 닭 껍질까지 부탁드리고

신나게 먹었다...

그래 이 맛이다.

진한 닭고기 육수와 신선한 고기에 고소한 닭 껍질까지...

육수는 좋은 재료로 우려내 과하지 않게 기분 좋은 약재의 맛과 향이 우러난다.

국물 요리를 먹을 땐 처음에 바로 밥을 말지 않고 밥과 국을 따로 떠먹는다.

처음부터 밥을 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분으로 국물이 텁텁해진다.

그러면 본래 갖고 있던 그 맛은 금세 사라지고 만다.

따로 떠먹으면서 맛과 향을 실컷 즐기고

뭔가 아쉬움이 느껴질 때 밥을 말아먹는다.

예전엔 한 공기는 따로, 한 공기는 말아서가 정석이었는데

양이 줄어서인지(돈가스 먹어서겠지...-_-??)

그렇게 먹지는 않는다.(응??)

 

내부전경 - 5

이 사진을 올리고 보니

자주 못 찾는 아쉬움,

고기 추가를 하지 않은 후회와 안도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 집은 우연히 찾았지만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맛집이다.

화려하게 시선을 사로잡을 줄도 모르고

남다른 특별한 재료로 자신을 뽐낼 줄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좋아하는 이런 집들은

메뉴가 단출하다.

그렇지 않은가?

유명한 맛집 치고 메뉴 많은 집이 없다.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든다.

꾸밀 줄 모르고 온전히 자신을 내보이는 것 같아서

정직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 집의 닭곰탕은

먹기에 부담이 없이 편안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저렴한 가격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주지만

그 맛과 정성만큼은 저렴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이런 개인적인 느낌마저도 드는 집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아

더욱 나의 감을 신뢰하게 된다.

비록 다른 사람에겐 안 맞을지 몰라도

나에게만큼은 진짜 맛집이다.

뒤늦게 블로그에 올려야겠다고 나오면서 사진을 찍어댔다.

올해엔 좀 더 자주 찾아와야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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